2009년 5월 23일을 함께 한 사람들
토요일 병원에서 임산부 요가를 마치고 양평의 산골마을 고송리로 향했다.
오전에는 도반으로부터 故노무현 대통령의 소식을 알리는 문자를 받았다.
지난 두달간 나 역시 마음의 터널을 지나오는 중이라 그리 놀랍지 않았다.
이미 먼저 자신의 내면의 문제에 부디쳐 혼자만의 시간을 지나온 나에게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그 마음이 안쓰러워 잠시 기도할 뿐이였다.
그리고 함께 모인 도반들과 인사를 나누고 잠시 노무현대통령의 죽음에
대한 각자의 생각들을 나누며 서로의 생각을 교류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람들은 극단적인 사건이 생긴 후에야 극단적으로 변화한다.
그리고 자신은 정의의 수호자라도 되는양 행동하기 시작한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한 전직대통령의 모습이나,
그의 죽음 앞에 갑자기 변화한 여론과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인간은 바람앞에 촛불처럼 변하기 쉽고 꺼지기 쉬운 존재라고 느낀다.
사람들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좀 더 자신을 사랑하고 그만큼 더
타인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모습으로 바뀌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진다.
어제도 오늘도 사람은 늘 죽어가고 있다.
유명하거나 알려진 사람의 죽음이라고 해서 더 크고 더 슬픈 건 아니다.
우린 누구나 어김없이 삶과 죽음의 경계에 살고 있다.
이미 간 사람에 대한 회환과 슬픔에 시간을 보내는 것보다는
지금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는데 최선을 다하자.
다만 그 세상 안에서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지만이 각자의 몫이고 책임이다.
현재를 자신으로 존재한다면 세상의 사건은 그저 하나의 사건일 뿐이다.
매일 사건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가 어쩔 수 없는 일이며 불행히도
그 사건이 자신의 이야기가 된다면 그것은 자신에게 더 큰 비극이 될 뿐이다.
우리가 진실로 자신을 사랑한다면 늘 그 마음과 같이 세상을 사랑해야 한다.
그것만이 비극에 대해 초연해질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것을 자각한다는 것은 죽음이란 그림자를 늘 함께 자각할 수 밖에 없다.
그러므로 삶은 더 아름답고 더 가치있는 의미를 가지게 된다.
원하지 않아도 흐르는 시간과 함께 죽음의 그림자는 우리에게 늘 조금씩 더 가까워진다.
그렇기에 나는 이 삶이 더 감사하고 행복할 수 있도록
기다림의 시간마저도 사랑하며 살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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