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살로메의 명상노트

흔들리는 촛불같이

파르헤지아 2009. 5. 11. 21:37

매번 매순간 흔들리는 나,

그리고 변화하는 세상.

 

작년 여름 보건소 안에서 요가를 했던 사람들을 오늘 다시 만났다.

나의 어머니 같은 대부분의 그녀들의 얼굴 고랑 깊은 그들의 역사를 본다.

한사람 한사람이 다 저마다의 이야기기 있고

그 흔적이 그들의 얼굴과 몸에 남았다.

 

60명이 넘는 사람들이 모였고 80평이 되는 공간이라

처음으로 헤드마이크를 쓰고 요가를 가르친다.

30% 정도 이미 호흡을 맞추었던 사람들이 있어서 일까?

오늘 처음 요가수업을 하는데도 한 명도 흐트러짐 없이 모두가 되어

정지와 이완 그리고 의식의 집중이 이루어졌다.

사람이 많으면 더 힘들거라 생각하지만 서로에게 집중이 잘 이루어지면

그 시간은 오히려 몸안의 기운이 더욱 충만되어 지게 된다.

그래서 나는 자신에게 집중을 잘하는 사람을 만나면 가장 편안한 느낌을 느낀다.

 

많은 사람들을 보고 담당자의 얼굴은 굳어졌고 과연 운동이 될까 라고 했지만

사람이 많거나 적거나는 이미 내게는 그리 큰 의미가 없다.

다만 우리가 얼마나 자신과 상대에게 집중할 수 있느냐가 중요할 뿐이다.

이렇게 매번 사람들 하나하나의 표정 동작 의식의 흐름에 집중하다 보면

원하지 않아도 사람을 만나게 되면 보이는 것이 있게 된다.

그래서 나는 마음이 아프고 외로운 사람들을 쉽게 알아본다.

마음과 몸은 끊어질 수 없는 연인의 몸뚱아리처럼 서로가 깊이 연관되어

나중에는 얽히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을 수행의 부작용이라고 표현한다.

그래서 나는 나와 맞는 사람을 만나고 사랑하기가 쉽지 않았다.

 

매번 매순간 흔들리는 촛불같이 흔들리는 세상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어떤 것을 꿈꾸었던 내가 바보였을까?

그래도 변화하는 그속에도 변화하지 않는 것이 있다고 믿고싶다.

 

나를 바라보는 100개가 넘는 눈동자들에 담긴 신뢰와 사랑이

있는한 나는 흔들리지만 살아갈 것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미소로 얘기할 것이다.

세상은 사랑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내가 그들에게 내몸을 통해 보여주는 요가 역시 사랑의 길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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