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살로메의 명상노트

이포를 떠나며

파르헤지아 2009. 5. 8. 17:35

이포리에 내려온지도 3년이 다 되어간다.

남한강변이라 안개가 자욱한 아침이면 인도에 있는 느낌이 들 정도로 뭔가 다른 느낌이 들곤 했던 집이지만

계속되는 우울이 지형적인 원인도 있는 것 같아 이사를 결정했다.

오랜 시골생활에 사람이 그리워진 것인지,

적막한 혼자만의 시간에 지친 것인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달 동안 천천히 집들을 둘러보면서 10군데가 넘는 양평의 시골집들을 보러 다니며

그집에 사는 사람과 어떤 때는 차를 마시기도 하면서 얘기를 나누며 사람들이 사는 모습을 보았다.

요가를 하고 부터 하나의 큰 변화는  처음 본 동물이나 아이들이 잘 따른다는 것이다.

 

이사갈 집을 많이 보러 다니면서 이사를 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리고 막상 이사한 집은 여러가지 사정에 의해 하루 전날 결정하고는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사람도 그렇고 거주하는 곳도 다 인연이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아무튼 어찌어찌하여 오게 된 이곳에 익숙해지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모르겠다.

국도변에 있는 집이라 차들이 달리는 소음이 시끄럽지만

그래도 어찌할 것인가 인연이 그렇다면 받아 들여야지.

아직 옆집은 비어 있어 밤이면 달리는 차들 소리 외에는 사람들의 모습을 구경하기 어렵다.

이사하고 이사짐센터 사람들이 다 가고 나자 웬지 모르게 혼자라는 느낌에 사로잡혔다.

얼마나 더 이런 기분이 내가 살아있는 나날동안 나를 스치고 지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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