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오후 잠시 잠이 들었다 일어나 보니
허전하게 텅빈 공간에 홀로 덩그라니 남아 있었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며....
* 혼자만의 방 *
돌아갈 수 없어
그래서 아름다운 지나간 한 시절
나의 간절한
마음이 너에게 닿기 까지 10년
그리고 그 마음 사라져 미워하기까지 몇 달
미움 가득한 내 마음 지우기까지 또 10년
그리고
이제 바라보는 내 마음의 거울 앞에서
만나지 않았으면 좋았을 사람하나 잊기 위해서
그 사람 하나를 미워하지 않기
위해서
내가 살았던 지난 세월을 깊은 숨 쉬지 않고는
슬픔의 눈물 흘리지 않고는 생각조차 할 수 없었지.
이제
지난 아픔의 기억을 담담히 얘기할 때
너를 향한 그 모든 내 마음이 미안하기만 하여
내가 미워했던 그보다 더 네가 행복하기만을
나를 용서하여 주기를 바라는 10년을 살고 있지.
그래서 이제 더 이상 깊은 숨에 묻어나는 생각조차
더 이상은 일어나지 않아
무심한 바위가 되어
그래서 다음 생에선 기억조차 없는 존재였으면 해.
한사람을 사랑하는 데 10년
그 사람을
미워하는 데 10년
그 모든 것을 지우기 위해 10년
30년 인생이 참으로 헛되어 흐른 것 같지만
너 하나로 인하여 나는 인생을
다 알아 버린 것 같아...
이 세상에서 사랑은
미움의 다른 이름일 뿐이며
욕망의 아름다운 오해일
뿐,
참으로 덧없는 마음이 가는 길이지.
마음가는 길을 가보지 않은 사람 알 수 없을 테니
헛된 것을 알기 위해 사는 인생이
허망할 뿐이며,
어느 하나에 전부를 걸 수 없는 나의 빈 의자가 쓸쓸한 거지.
2004. 7.
16. 금요일 정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