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가 어딘지도 모를 제주도의 해안도로를 네비게이션에 의지하며 무작정 달리다
마음 끌리는 곳에 잠시 멈추어서 사진을 찍었다.
생전 처음 보는 기잡이 배와 어부들의 모습...
추운데도 삶의 한가운데에서 겨울바다를 견디는 그들의 모습을 보니 그저 경이로웠다.
별로 비싸 보이지 않는 고기들이 촘촘한 그물에 걸려 있는 모습을 보며
저렇게 많은 사람이 저정도의 수확으로 그들의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그들에게 평안을 기원하며.
우리가 흔히 조기라고 생각하는 황새기 같다.
그물에 걸린 고기들의 시체가 싱싱함을 잃은 모습이 보기 안쓰러웠다.
고기잡이배를 평생 또 만날 수 없을 것 같아 어부들을 등 위로 하고 사진 한장을 남긴다.
그날 제주도의 겨울바다는 무지 추웠다.
어부의 노래 같은 낭만은 어디에도 없었고 단지 삶의 고단함과 수고가 있던 풍경이였다.
그러나 삶은 그렇기에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구멍이 숭숭 뚫린 용암이 가득한 바다에 마치 원시인이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고인돌 가족처럼 한번 웃겨보려고..
보기에도 평화로운 바닷가의 이름 모를 마을이 시선을 끌었다.
어려서의 바램처럼 바다가 보이는 마을에서 살고 싶다고 생각했다.
2006년은 나에게 많은 경험과 선택이 있었던 해였다.
이때 내가 본 제주도는 아름다웠으며,
단 한사람의 아는 이 없는 이 제주도에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미 요가원을 접고 시골행을 결심한 내게 제주도는 내가 충분히 살고 싶은 곳이였다.
이때의 여행으로 나는 제주도가 어쩌면 앞으로 내가 살지도 모를 곳이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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