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요가이야기

골프 특성화 학교 이포고등학교에서 요가명상을 가르치며

파르헤지아 2008. 4. 29. 08:55

 

 

연습장 아래 숏게임을 연습하는 아이들

 

10여년 전 골프와 관계된 일을 잠시 하면서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꼭 배우게 싶었던 것이 골프였다.

요가와 명상의 기법과 골프의 멘탈 트레이닝은 형식의 차이일뿐 말 그대로 靜中動의 몸 마음 의식의

삼위일체가 이루어내는 고도의 집중을 이룰 수 있는 아름다운 운동이다.

작년에 이포나루터로 이사를 오면서 수원여대 강의를 나가는 길에 본 이포고등학교의 골프 연습장은 

단번에 나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때 바로 교장실에 들어가 만난 교장 선생님은 고루하여 아직은 골프와 요가를 접목하는 것에 대한

아무런 상식이 없어 그렇게 1년이 시간이 지났다.

 

언제나 두드리는 자에게 문은 열리는 것이고, 가는 사람이 생기면 길은 만들어 지는 것이기에

그동안 도시에서 골프와 요가를 접목하려고 했던 시도와 노력이 아까워서라도 올해 초 다시 이 학교를 찾았다.

두 번의 방문 끝에 임병무 골프 감독님을 만나 단번에 얘기가 진행되었고 요가에 대한 긍적적 반응으로 인해

3월 부터 이곳 골프과 학생들에게 요가를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 생각과는 다르게 새벽 6시 30반에 잠이 덜 깬 눈으로 나와 열심히 하지 않는 아이들을 보면서

모든 것은 부디쳐 보지 않으면 알수가 없다는 사실을 절감한 순간이 많았다.

언제나 이론과 실제는 다르다는 생각을 하였지만 현실적으로 운동하는 아이들치고는 의욕이나 열정이

너무 부족한 것이 힘들고 괴로웠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구력이 얼마되지 않아 아직은 초보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곳 한 달 수업료가 200-300 만원 정도가 들어가기 때문에 그들의 부모님을 생각한다면 아이들에게

의욕을 불어넣고 꿈을 심어주는 것은 바로 선생된 자들의 몫일 것이다.

 

아마도 이때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아이들의 무심함에 몸이 더 힘들어 몇년 만에 감기에 걸린 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지금 두 달여의 시간이 지나면서 아이들의 순진함과 건강함으로 철없는 그 모습들이 그저 동생처럼

자식처럼 귀엽고 사랑스럽다.

이 아이들 중에 아마도 몇몇은 분명 앞으로 무궁한 발전을 통해 세상에서 한 점을 찍는 아이가 탄생할 것을 믿기에

그 믿음으로 나는 오늘도 열심히 아이들을 가르친다.

그리고 이미 그러한 꿈을 품은 아이가 있기에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은 진정으로 힘들지만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목요일 부터 작년에 사놓고 한 번도 쓰지 않는 7번 아이언을 들고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다.

처음부터 그냥 난 공을 맞추는 것으로 시작하여 둘째날 도 하프스윙을 연습했다.

골프 역시 이완이 매우 중요하며, 가속운동과 등속운동의 리듬감을 몸에 익히는 것이 절대적인듯 하다.

처음부터 공을 맞추었는데 잘 날아가는 모습에 의기가 양양하여 하나도 힘들지 않고 너무 재미있게 연습했다.

또 다른 명상법처럼 집중과 반복의 육체의 훈련을 통해 마음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내가 골프를 하기 시작하면서 바로 아이들도 요가수업에 좀 더 집중하고 진지해졌다.

그리고 내가 직접 연습을 하면서 조금 더 전문적으로 골프의 피로감과 경기력 향상에

필요한 요가를  연구할 수 있어 시골생활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어떤 분야의 열정은 다른 것을 배울 때도 언제나 재미와 향상을 더 쉽고 빠르게 가져온다.

먼 훗날 아이들이 훌륭하게 자라 TV앞에서라도 그들의 성장한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상칼파를 통해 나는 오늘도 열심히 그들을 위해 노력한다.

마치 어린 나무에 물을 주던 그 어린시절의 나처럼...

 

요가수업엔 철없던 아이들이 골프를 연습할 때는 무척이나 진지해 보인다.

14년 골프를하신 우리 코치 선생님이신 김준형프로님....훌륭한 선생님께 입문하는 것이 사실 모든 공부의 처음이자

끝일 정도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새벽 수업에도 언제나 빠지지 않고 요가수업에 동참하는 진지한 모습이

운동하는 사람들의 성실함으로 다가와서 좋다...골프 티칭 역시도 매우 세밀하고 부드럽게 잘 가르쳐 주신다.

SBS골프채널에서 해설을 맡고 있는 천프로님, 수업을 받는 학생은 요가수업중 가장 유연성을 자랑하는

애교 넘쳐서 여자친구들에게 인기도 많은 친구이다.

이 학교에 골프 프로그램을 가지고 들어와 특별 레슨을 하고 있다. 외모 답게 다이나막하게 가르치신다.

사실 천프로님의 골프 레슨 프로그램의 요가와 필라테스도 포함되어 있으나, 내가 직접 감독님을 만나는 바람에 요가는

그냥 내가 맡게 되었다. 골프 수업 둘째 날 이곳 헤드 프로인 그의 수업 장면을 보고는 사진으로 남긴다. 

언제나 성실과 근면으로 열심히 가르치지는 김준형프로님 아직 이십대이니 곧 삼십대의 그의 모습이 어떤 그림으로

그려질지는 그의 현재가 잘 말해주고 있다.

골프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요가인으로서 나의 자세는 어떠한지 새삼 되집어 본다.

어쩌면 우린 너무 쉽게 선생 소리를 들으며 사는 것은 아닐까?

더 많이 다듬어지고 밟히면서 자라는 잔디의 건강함처럼 현재의 요가의 어려움은 곧 우리에게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어려움을 즐거움 삼아 슬픔을 기쁨으로 바꾸며, 고통을 즐거이 감내하면서 얻어지는 것들이 바로 지혜이며

그 지혜로움 속에서 느껴지는 일상의 행복이 바로 가장 단순하지만 쉽게 깨지지 않는 환희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