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이크 뉴스의 문일석사장을 만난 건 참 우연이고 그리고 인연이다.
작년 4월 나는 우연히 민족사 사무실에서 역사강의를 대통령 후보에 출마를 선언한 민경태교수님를 만났다.
약간의 우울증과 자기분열에 빠진 듯한 인상의 정리되지 않은 말투로 자신을 소개하는 민교수는
정말 우리가 흔히 만나기 어려운 사람중의 한 사람이 아닐까 한다.
그는 줄기세포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한 황우석교수와 대학교 동기이며 당시에도
유정자상담사에 대한 자격증을 만들기 위해 사단법인을 준지 중이라 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나는 양평수영장에서 수영을 배웠다.
작년 봄 어느 날 수영장을 가기 위해 츄리닝에 수영가방을 들고 있는 내게 민교수로부터 전화가 왔다.
그의 설득으로 나는 수영장 가는 것을 포기하고 수영가방을 든 채 강변터미널 가는 버스에 몸을 싣고 서울로 향했다.
그리고 간 곳이 충정로역 근처 주간 현대와 사건과 내막 그리고 브레이크 뉴스를 발행하는 오래된 주택같은
문사장의 사무실이였다.
"사건과 내막" 이라는 살벌한 이름답게 사무실로 쓰는 이층집은 음산하고 나랑은 맞지 않는 곳이였다.
그곳에서 처음으로 문일석 사장을 만났다.
그 사무실은 일제시대 조선총독부의 요직을 맡은 일본인 집으로 일본식의 집이였다가
나중에는 주로 운동권과 이데올로기적 사상을 다루는 출판사가 사용한 집으로 햇빛 하나 들지 않게
모든 창문을 다 막아놓고 썻던 말 그대로 흉가라고 했다.
그 사무실 1층에는 문사장이 쓴 글에 나온 작두와 명태와 타자기가 부적처럼 출입문 위에 걸려서
사람들에게 위협적인 시선을 느끼게 하는 말 그대로 살벌한 그러면서도 그로테스크한 곳이다.
그리고 예정에도 없는 요가에 대한 취재에 응하고 사진도 몇 장 찍힌 후
커피 한잔에 얘기를 나누다가 내처 문사장이 약속한 저녁 약속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사무실에서 나와서 무슨 공원같은 길을 한참을 걸어서 도착한 종로에서 또 이상한 두 사람과 합류를 하고
우리는 그렇게 문사장이 그날 만나기로 한 국정원 직원을 기다렸다.
그런데 아까부터 우리 뒤쪽에서 눈을 감고 명상을 하는 듯 홀로 앉아 있는 남자가 자꾸 내 시선을 끌었다.
한참을 지나 기다리던 두 사람과 합석을 한 문사장이 우리 일행을 불러 가보니
내 시선을 끌었던 남자도 앉아 있었다.
길에서 만나 합석했던 이상한 두 사람을 보내고 우리 넷은 노래방으로 갔다.
한 시간쯤 후에 나머지 사람들을 남겨두고 난 먼저 나왔다. 수영가방을 든채로...
알수 없는 기분에 이끌러 츄리닝에 수영가방을 들고 땡땡이 치며 간 서울에서 보낸 하루가 그렇게 갔다.
문사장을 처음 만난 날 이후 한번쯤 더 작년에 만났던 것 같다.
그리고 올해는 벌써 네 번이나 그를 만났다.
한번은 서울의 강남의 한 식당에서 그리고 두번째는 바로 이 다인이라는 카페가 있는 수석동에서 ,
거의 언제나 강변에서 만난 것을 보면 아마도 뭔가 재미있는 일들이 생길 것 같다.
그리고 매번 그의 옆에는 흔히 보기 어려운 사람들이 필자라는 이름으로 그와 동행하고 있었다.
언제나 내 삶의 새로운 일이 전개될 때는 만나는 사람들이 바뀌게 된다.
마치 연극의 1막이 끝나면 배경이 바뀌듯이 내 인생의 등장인물들이 바뀌어진 후에
새로운 상황으로 삶이 전개된다.
아마도 몇 년 후의 내 삶의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 하나씩 그 모습을 드러내듯이
삶이란 연습없는 이 연극이 얼마나 재미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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