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세력의 무기는 도덕성 검증이 아니고 사상(이념)검증이어야 한다."
朴正熙는 도덕적이었을까?
기자는 가끔 이런 상상을 해본다. 한나라당 競選과정에서 소위 도덕성 검증 공방을 주도하고 있는 朴槿惠 전 대표가 李明博 전 서울시장에 대해서 들이대는 잣대를 아버지 朴正熙 전 대통령에 대해 적용한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朴正熙, 李明博 두 사람은 나이는 20여세 차이이지만 同時代人으로 볼 수 있다. 두 사람은 개발연대를 만들고 뛴 상징적 인물이고, 논평자가 아니라 건설자였다. 朴正熙 전 대통령을 도덕성 검증에 걸면 도덕적 인물이었다는 평점이 나올까? 그는 李明博씨보다 도덕적으로 월등하게 우월하다는 평가를 받을까?
통상적인 의미에서 朴正熙는 도덕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장교 시절 朴正熙는 청렴결백했다. 대통령 朴正熙는 그럴 수 없었다. 그는 불법적으로 권력을 잡았고 불법적으로 정치자금을 모았으며 부정하게 사용했다. 정보부를 때로는 私兵처럼, 때로는 비밀경찰처럼 운용하여 政敵을 괴롭혔다. 여자 문제에 있어서도 깨끗한 사람만은 아니었다. 스캔들의 세 요소인 돈, 권력, 여자 문제에서 朴正熙는 결코 도덕적이지 않았다. 그는 불법-부당한 돈과 권력남용을 통해서 자신의 정권 안정을 꾀했다. 그리하여 18년간의 집권이 가능했다. 이 18년간 그는 한국인들을 도덕적 존재로 만들었다. 한국인들은 이 기간 굶주림의 문제를 해결했다. 굶어죽지 않고 살아남기 위해서 도둑질하고 사기를 쳐야 했던 일도 없어졌다. 1977년 7월1일 의료보험이 실시된 이후엔 돈이 없어 병원 구경도 못하고 죽는 이들도 사라졌다. 이 기간 한국인들은 민족적 자존심을 되찾았다. 먹고 살 만하고 國力이 충실해지니 “우리의 운명은 우리가 결정한다”는 자주적 태도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 기간 한국은 민주주의를 할 수 있는 물질적, 제도적 기반을 갖추었다. 이런 업적만 놓고 본다면 朴正熙는 도덕적이지는 않았지만 위대한 인물이었다. 도덕적이지 않은 정치가이기 때문에 국민들을 도덕적으로 만들 수 있었다는 逆說的 결론에 이른다. ‘행동하는 양심’이라고 자칭하면서 도덕을 무기화했던 金大中씨는 돈, 권력남용, 여자 문제에서 결코 도덕적이지도 양심적이지도 않았다. 그는 대통령이 된 후 좌경적 성향을 과감하게 드러냈다. 권력의 힘으로써 자신의 반역적 정책을 덮었다. 대통령으로서 그가 저지른 가장 큰 부패사건은 反국가단체 수괴 김정일과의 회담을 매수하기 위하여 현대그룹을 앞세워 4억5000만 달러를 김정일의 해외비자금 계좌 등으로 불법송금한 일이다. 송금업무를 간첩 잡는 국가정보기관에 맡김으로써 國情院을 김정일의 하수기관으로 전락시켰다. 이보다 더한 부도덕과 반역은 없을 것이다. 그런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된 것은 도덕성 검증을 통해서이다. 그런데 왜 한나라당이 좌파의 무기인 도덕성 검증론을 수입하여 ‘형제살해’(fratricide) 같은 共滅의 동료 죽이기 게임에 빠져버렸는가. 敵의 무대에서 敵의 규칙으로 싸우면 진다
한나라당 競選 과정의 가장 큰 규칙이 되어버린 도덕성 검증과 폭로는 부도덕한 좌파 세력이 한국 정치에 도입한 게임의 룰이다. 1997년 대통령 선거에서 김대중 세력은 李會昌 한나라당 후보의 아들에 대한 병역기피 의혹을 제기했다. 李會昌 후보는 이 도덕성 검증에 휘말려들었다. 김대중 세력이 설정한 도덕성 검증 무대판에서 선거전이 진행되었다. 李會昌 세력은 자신들의 논리와 무대를 만들지 못했다. 남이 만든 무대에서 남이 만든 규칙에 따라서 게임을 하면 진다. 지금 한나라당이 바로 좌파가 만든 게임의 규칙을 수용하여 共滅의 게임을 하고 있는 경우이다. 李會昌 후보는 金大中씨의 좌경성에 대한 국민들의 의구심을 활용하지 못했다. 金大中씨의 이념적 색깔에 대한 정면 공세를 펴지 못했다. 좌파에 대해서 이념의 잣대를 들이대면 ‘색깔론’이라는 비명이 터져 나온다. 이념무장이 되어 있지 않은 우파진영은 ‘容共조작세력’으로 몰릴까 봐 물러난다. 金大中씨의 반역적 국가관이나 통일관에 비한다면 李會昌씨 아들에 걸린 병역기피의혹은 사소했다. 더구나 부정이 있었다는 증거는 지금까지도 발견되지 않았다. 李會昌 본인은 군 장교로 근무했으나 김대중씨는 6․25 전쟁중에 현역근무를 하지 않았고 의혹이 많다. 李會昌씨는 도덕성 검증이란 金大中 세력의 규칙을 수용하여 게임을 하다가 수비로 시종했다. 李씨가 도덕검증 대신에 사상검증이란 우파의 게임 규칙을 만들어 공격했다면 선거에서 이겼을 것이고 ‘잃어버린 좌파 10년 세월’도 없었을 것이다. 2002년 大選 기간에도 李會昌씨는 자신의 게임 규칙을 만드는 데 실패했다. 盧武鉉 세력은 1997년에 써먹었던 도덕성 검증 카드를 또 다시 꺼냈다. 李會昌씨 아들에 대한 김대업의 폭로가 있었다. 처음부터 사기적 폭로임이 명백한데도 여기에 어용언론과 일부 검사들이 합세했다. 李會昌씨는 盧武鉉 후보의 좌경성과 비정상적 행태를 공격하지 못했다. 사상검증이란 必勝의 규칙을 갖고도 써 먹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李會昌 본인이 한반도 상황의 본질인 이념대결 구도를 직시하지 못했다. 좌파의 도덕성 검증론엔 사상검증론으로 대결했어야 했다. 이런 대결자세는 한반도의 대결구도를 김정일 對 대한민국, 민족사의 정통국가 對 이단세력으로 보는 사람만이 취할 수 있다. 그런 확신을 가진 李會昌씨였다면 필연적으로 反좌파 연합 구도를 만들려 했을 것이다. 즉, 보수세력일 수밖에 없는 鄭夢準씨와 손을 잡았어야 했다. 대한민국 세력의 무기는 도덕성 검증이 아니고 사상(이념)검증이어야 한다. 한반도에서 이념은 간단하다. 이념은 복잡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해관계에 대한 自覺’이다. 공동체인 대한민국의 敵과 同志를 구분하게 해주는 논리이다. 2007년 대통령 선거의 본질은 김정일 세력( 및 추종세력)과 대한민국의 대결이다. 이런 인식에 철저하지 못한 사람들일수록 김정일 세력에 대해선 굴종하고 同志에 대해선 용감하게 폭로한다. 유태인의 論語인 탈무드에 적힌 대로 “잔인한 자를 동정하는 자는 동정 받아야 할 사람에게 잔인하다” 지난 7월 초 한나라당에서 일어난 두 가지 사건이 탈무드의 가르침을 확인시켜준 셈이다. 黨內의 치열한 도덕성 공방전과 한나라당판 햇볕정책 발표이다. 이 두 사건은 상호 연결성이 있다. 김정일 정권을 민족반역세력으로 규정할 용기와 이념무장이 없는 한나라당이므로 黨內 투쟁을 더 치열하게 하는 것이다. 大義를 모르는 인간들일수록 小利를 탐한다. 김정일-김대중-노무현 연합 세력에 포위된 한나라당이 밖으로는 白旗투항하면서 안으로는 존속살해 같은 내부투쟁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는 세 번째의 보수층 분열로 이어져 세 번째 좌파정권을 등장시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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