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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진짜 의사. 민간의료 합법화 해야"

파르헤지아 2006. 5. 3. 08:23
황종국 판사의 격정 토로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진짜 의사. 민간의료 합법화 해야"

[2005.04.22]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이 진정한 의사다.

현직 부장판사가 민중의술의 대변자로 나섰다. 민간 의료계는 더 이상 숨어지내지 말고 분연히 일어나 제 목소리를 내라고 선동하는가하면 “ 한약에만 의존하는 한의학은 혼이 없는 ‘절반의 한의학’이며 만성질환이나 난치병을 못고치는 양의는 요리책 처방’이라고 강하게 질타했다. 지난 40년간 한의와 양의만 비호하는 국가(정부)도 한 패거리라며 의료개방하면 민족의학은 종속의학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것이 이 부장판사의 경고다. 2002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부산지방법원에서 의료사건을 전담했던 황종국부장판사(52· 울산지법부장판사). 그가 지난 2월말 펴낸 ‘의사가 못 고치는 환자는 어떻게 하나’(도서출판 우리문화 1~3권)가 의료계에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황판사는 “도저히 침묵하고 있을 수 없었다. 국내 의료계의 속내를 들여다보면 분통이 터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황종국 판사는 누구

지난 92년 무면허 침구사에 대한 구속영장청구를 기각하면서 “병을 잘 고치는 사람이 진정한 의사”라는 말로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던 황판사를 만나보았다. 국내 민간 의료계에서 ‘선구자’ ‘의인’(義人)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실제 만나보니 평범한 이웃 아저씨였다. 53년 경남 고성에서 출생했으며 부산상고,성균관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2년 제 24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법관으로서 평범한 인생궤적을 그려온 듯 하던 그가 최근 민중의술의 대변인이자‘민간의료의 합법화’를 촉구하는 선동가가 된 이유가 궁금했다.

경험해보라구. 믿지 않을 수 있나

“이 나라의 법률과 판결은 뛰어난 민간의술을 감옥에 가두고,하늘이 내려준 신의(神醫)라도 의사자격증이 없으면 수갑을 채운다. 지금도 뛰어난 민중의료인들을 계속 잡아들이고 있다”며 격앙된 어조로 제도를 비판하는 황판사가 민중의술에 눈을 뜨게 된 것은 직접적인 체험이 동기로 작용했다. 사법고시 공부 시절 12년간 병원에 다녀도 낫지않던 비염이 동네 침술원에서 쌀알 반 크기의 쑥뜸을 귀뒷부분에 붙이는 간단한 의술로 단번에 고친 것이 계기가 된 것. 더욱이 중풍으로 고생하던 친형님이 30분여의 침을 맞은 후 거뜬히 낫는 것을 본후 한층 굳어졌다.그는 또한 전신 마비의 67세 할머니가 30일간 단식을 통해 완전히 회복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황판사는 “양의사에게 사형선고를 받은 환자가 전통의술 덕분에 수명을 연장하는 경우를 수없이 보았다”며 단식,침술,쑥뜸,부항,사혈,수기,민약법,물요법 등의 민간치료법을 통해 병을 치유한 사례를 줄줄이 꿰고 있었다.

눈뜨고 못볼 의료사고들

그는 국내 의료현실에 대해 문제의식이 많았다. 그는 “의사들 스스로가 20~30%밖에 치료하지 못한다고 고백하고 있다. 나머지 70~80%의 생명과 건강을 국가가 지켜주나? 이들을 치료해 온 민중의료인을 국내법으로 처벌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수단 선택 자유와 건강권·생명권을 침해할 소지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2002년 5월부터 지난 2월까지 약 3년동안 부산지방법원의 의료사건전담 재판장 재직시 각종 희한한 의료사고를 목격하면서 그의 소신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그가 목격한 황당한 의료사고는 감기로 주사 한대 맞고 출근하겠다는 사람이 주사맞고 사망하거나 유방암 검진을 받고 유방절제를 했으나 암세포가 전혀 발견되지 않거나 중이염수술이 잘못돼 뇌막염으로번진 사례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100여건의 의료사고를 분석해보면 그중 97건은 병원과 양의사들이,2건은 한의사가,1건은 무면허 의사가 저지른 의료사고다. 일부 의사들은 의료사고가 나면 진료기록 위조마저도 서슴지 않는 것도 보았다. “서양에서는 오히려 대체의학을 통합,환자에게 선택권을 주고 있다.그런데 우리는 일방적으로 막기만 한다. 이제 우리도 균형있는 의료발전을 위해서라도 민간의료의 합법화는 필수적”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었다.

한의학은 퇴보만 거듭해

한의학도 그의 날선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동의보감에 나오는 의신(醫神),의성(醫聖)이 오늘날 찾아보기가 매우 힘들다는 것이다.한의사가 청진기를 목에 걸고 엑스레이와 CT를 찍고 열촬영기로 촬영하는 등 양의학의 진단기술에 의존하면서 ‘절반의 한의학’으로 전락했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난 62년 군사정부가 한의학을 한의사들이 독점하도록 의료법을 개정되면서 이같은 비극이 잉태했다는 것이다. 침 뜸 수기요법 사혈요접 등 전문기술을 가지고 있던 사람들은 이때부터 법률의 핍박을 받아 ‘돌팔이’로 전락하고 한의사들은 ‘돈되는’ 한약에만 치중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민중의료인들은 과연 단결할까

그의 저서에 대한 민간의학계는 반응은 매우 뜨겁다. 전국 2000여 민간의료단체가 모여 결성한 ‘한국건강연대’는 오는 23일 ‘국민건강 바로세우기 대동한마당’(오후 1시30분~6시 서울 대방동 여성플라자)을 열고 민중의술의 합법화를 촉구할 예정이다. 황판사는 “민중의술의 합법화로 인한 부작용을 걱정하는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전통의술은 대부분 자연치료이기 때문에 저렴하고 부작용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시장에 맡겨두면 ‘돌팔이의사’들은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명의’들만 살아남게 된다. 부작용이 있다해도‘법의 칼’인 형법의 업무상 과실치사상죄로 충분히 처벌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희영기자hykim@

황판사가 소개하는 민중의료 기인들 [2005.04.22]

[스포츠서울] 21세기에 동의보감에 나오는 ‘의신’(醫神),‘의성’(醫聖)을 만날 수 있을까. 20년전부터 민중의술에 관심을 둔 황종국판사는 세상에 숨어사는 이런 분들을 직접 만났다고 고백했다. 의신까지는 아니더라도 의성은 재야에 숱하게 있다는 것이다. 김수웅 선생도 그 중의 하나. 황판사에 따르면 김선생은 명의이며 예지자다. 지난 82년 식물인간이 된 67세 할머니를 30일간 생수만 마시게 하고 지압 부항 관장 찜질 등의 보조요법으로 30일만에 완전회복시킨 것을 직접 목격했다. 중앙대 법대를 나온 김선생은 남미로 이민을 가려고 침술을 배웠다가 병 고쳐주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구당 김남수선생은 침·쑥 뜸의 대가. 역대 대통령을 치료했고 매일 12시간 선 채로 환자를 돌본다. 그의 현재 나이 90세. 특히 화상도 침으로 치료한다.담석증 수술을 거부하는 황판사의 조카딸을 쑥뜸으로 치료했다. ㈜한우물 정수기 강송식사장은 부항요법의 전도사. 경기고와 서울대 영어교육과를 나오는 강사장은 자연식과 부항으로 자신의 간경화를 고쳤다.10년간 전재산을 날리며 정수기개발에 성공,물전도사가 됐다. 중국 소림사 스님에게 무술과 침을 배운 K씨. K씨는 한국침은 물론 일본침에도 능통하다. 쑥뜸 부황은 물론 웬만한 병은 손으로 만져서 그냥 고친다.

황판사가 주저없이 신의(神醫)로 부르는 K씨는 교통사고와 후유증으로 중풍을 앓던 황판사의 친형님과 형수를 3일만에 침으로 고쳤다. 또 심천 박남희선생은 ‘심천 사혈요법’의 창시자. 질병의 80%를 부항기를 통해 고친다. 92년 84세의 일기로 떠난 인산 김일훈선생 역시 의성이다. 죽염이라고 이름을 지었고 죽염을 체계화했다. 인산은 황판사를 ‘판·검사도 사람인가’라고 핀잔줬지만 부인 콧병을 한달만에 고쳐줬다.

김희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