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를 만나고 싶다 / 백선혜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 앉아 나는 바다를 보고 싶다.
한참을 보아 더 이상 보지 않아도 좋을 그 정도까지.
사랑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어렵듯이
가지고 싶고 사랑하는 것들은 너무 멀리에 있다.
상실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이 그리움이듯
보고 싶은 것들은 닿을 수 없어 더욱 그리운 법이다.
인간이 외롭기 때문에 사랑을 갈구한다면,
인간적인 외로움을 넘어선 그곳엔 뭐가 있을까?
손에 닿을 것 같은 것들이 눈앞에서 잡히지 않을때
비극적 현실앞에 존재는 허물어진다.
강해보인다고 해서 눈물이 없는 것이 아니듯
인간은 다 저마다 자신의 외로움에 흔들리는 존재이다.
사람으로 산다는 것이 가벼운 것만이 아닐 때는
바다가 보이는 찻집에 앉아 한참을 앉아있고 싶다.
2009년 12월 3일 불면의 시간을 보내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