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명/살로메의 명상노트

이천버스터미널에서 / 백선혜

파르헤지아 2017. 3. 10. 00:31

 

이천 버스터미널에서 / 백선혜

 

 

어쩌면 그때의 나는 알았을 것이다.

그동안의 배웅들과는 다른 그날
너를 배웅하는 이 길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라는 것을...

 

이를 알리 없는 너는

나를 보고 해맑게 웃었다.
너를 위해 웃으려 했지만 웃지 못했다.
아마도 그때 나의 심장은 먼저 알았을 것이다.

상실의 순간이 오면 머리가 아닌 심장은
언제나 모든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다.

 

어디서 무엇으로 살든 더는

너의 모습을 보지 않아도 되어 다행이다.

이별은 우리에서 다시 나로 가는 길이다.

아프더라도 무거워진 관계를 끝내는 순간

세상은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다. 

 

 

2017년 3월 8일 수요일 2009년 사진에 대한 재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