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도 숨을 쉰대...
너도 아니?
인간이 만든 가장 혐오스런 인공의 회색빛 건축물로
가득한 도시를 채운 콘크리트도 숨을 쉰다는 사실을...
나는 자연만이 살아서 숨 쉬는 거라고,
살아있는 생명체만이 숨을 쉬는 거라고 생각했어.
그래서 늘 콘크리트보다는 흙을 밟으며 살고 싶었어.
차를 타고 달리는 것보다는 나무가 늘어선 길을 걷고 싶었어.
사랑은 생명을 느낄 줄 아는 살아 숨쉬는 인간만이 할수 있다고 생각했어.
하지만 아스팔트 바닥 위의 틈사이로 돋아난 풀의 생명력이
가끔은 날 감동시키기도 하였지.
지금은 오전 1시 3분
이미 오늘이라고 생각한 화요일은 어제가 되어 버린 시간의 분기점을 넘었어.
이렇게 혼자라도 떠들지 않고는 견딜 수가 없는 그런 밤이야.
어쩌면 이글을 보는 수많은 사람중 누군가도 이런 느낌이 들수도 있겠지.
그렇다고 우리가 될 수 없는 한계가 어쩔 수 없는 밤이 저 홀로 깊어가.
겨울이 오면 내게는 너무 많은 힘겨운 사건들이 일어나곤 했지
그래서 겨울이 더 추웠던 것 같아.
장갑을 끼고 있으면 차가운 손을 감출 수 있어서 좋아.
혹시라도 차가운 내 손을 잡는 누군가에게
차가운 내 마음을 들킬지도 모르니까...
그리 많이 산것은 아닌데
참 많이도 살아온 이 느낌은 대체 무얼까?
언제나 다른 것 같으면서도 언제나 삶은 같았던 거 같아.
아니라면 누군가 내게 가르쳐 주었으면 좋겠어.
오늘은 살아야 할 이유를 힌 백지에 적어야만 할 그런 날이야.
그런데 그 이유를 하나도 찾을 수가 없는 그런 날이기도 해.
희망이 없는 그 순간에 희망을 찾는 것,
그래서 난 알베르 까뮈가 좋아.
세상을 그만큼 직시하고 산 사람도 드물다고 생각해.
오십이 넘어서 자동차를 타고 달리다 가로수를 들이받고
죽은 그의 얼굴은 상처 하나없이 조용하고 깨끗했다고 해.
마치 죽음을 알고 받아들인 사람처럼....
나도 늘 그 순간이 오면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
그래서 너무 오래 죽음이란 이름의 그 문을 기다려왔어.
그렇다고 유치하게 자살을 할수는 없잖아...
누군가 내게 단명할 운명이라고 말을 한적이 있었지.
그때 사실 나는 속으로 안도했지.
내가 바라던 바니까..
처음 세상을 바라보고 느끼던 그 순간부터
내게 삶은 지루한 영화를 매번 다시 보는 기분이였어
유년시절부터 목격한 죽음의 모습들...
그냥 과제를 잘 끝내고 검사까지 마친 후의 기분같이 그렇게 담담했어.
아, 그러고 보니 이제 시간을 내어서
병원에 있는 사람들을 좀 찾아 보아야겠지.
살고 싶은데 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로해야 하는 것도
인간적인 의무니까.
어쩌면 그 사람들을 보면 내가 더 살고 싶을지도 모르잖아.
살고 싶은데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들에 비하면
어쩌면 우리는 행운아들이겠지.
이런 시덥잖은 얘기나 지껄이고 있으니.....
인간이 만든 인공의 화학제품인 콘크리트도 숨을 쉰다면
너와 나도 세상을 좀 더 살만하게 하는 역할을 해야겠지.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고 그렇게 결말을 맺는게
인간적인 처사이겠기에...
2009년 12월 2일 새벽의 일기